푸들은 제가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이후에 처음으로 본 강아지였어요. 당시에는 회사 때문에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지나가다 푸들을 본 거는 같았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본 것은 아니었죠. 그러다가 저는 회사를 그만두고 좀 여유롭게 삶을 살고 싶어서 집 앞 공원으로 나가게 되었고 나가고 나니 강아지 한 마리랑 눈이 마주치게 되었죠.
그 강아지가 바로 제가 이사 오고 난 후 처음 본 강아지였습니다. 그 강아지의 종은 푸들이었고 이름은 잘 몰라서 운동하고 있는 주인분에게 다가가서 강아지가 참 귀여우신데 이름이 뭐예요? 라며 물어보니 주인분께서 상냥하게 뽀삐라고 하시더라고요 뽀삐라고 하기에는 좀 큰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티는 내지 않고 뽀삐와 친해지려고 했죠.
뽀삐랑 친해지기 위해서 다음날 산책 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서 간식을 사고 나서 만발에 준비를 마친 저는 뽀삐랑 마주치기만을 기다리면 선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뽀삐는 안 보이고 해는 저물어 가고 해서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구나 하면서 산책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뭔가 찝찝해서 맥주 한 캔 사 와서 잠들기 전에 먹고
다음날을 기대하며 잠들게 됩니다. 그런데 원래 저라면 술을 마시고 자면 좀 늦게 일어나는 게 정상인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일찍 깨버린 겁니다. 잠에서 깬 시간은 오전 2시쯤이었고 더 자려다가 날씨도 봄날씨인 거 같아서 새벽공기가 마시고 싶어서 운동복에 그냥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나가서 공원을 산책하던 도중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뽀삐와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뽀삐 주인분 깨서는 하시는 일 때문에 뽀삐를 새벽에 산책시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했지만 실례가 될 거 같아서 직업을 물어보지는 않았고요. 그냥 뽀삐 산책하는 거 구경하는 건 괜찮을까요? 하면 물어보았다.
주인분은 흔쾌히 허락하셨고 나는 뽀삐를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뽀삐와의 만남은 참 특별했다. 뽀삐와 첫 만남에서는 내가 처음으로 본 신기한 강아지라는 인식이 강했다. 왜냐하면 내가 시골에 있었을 때는 그런 강아지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본 강아지는 뽀삐였고 푸들이었다.
뽀삐를 관찰할 때면 정말 걸음걸이가 뛰어다는 거 같았다. 난생처음 보는 강아지의 다리가 저렇게 기다니라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뽀삐는 말을 참 잘 듣는 강아지 중 하나였는데 개인기도 잘하면서 똥오줌도 잘 가린다고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러면서 주인분은 나에게 강아지를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왜 안 키우세요?
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그때 대답을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기관지의 문제도 있고 강아지를 함부로 키우고 싶지 않아서요.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그만큼 큰 결심을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키우지 못합니다. 어쩌면 겁쟁이 일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시피 않아서요.라고 답했고
이에 뽀삐 주인분께서는 내가 생각이 깊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렇게 각자의 솔직함을 이야기하면서 새벽에 공기를 맞으니까 기분이 좋아져서는 뽀삐주인분이랑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캔을 마시면서 뽀삐를 데리고 온 사연을 듣게 되었다. 뽀삐는 자신이 데리고 온 2번째 강아지라고 말했고 내가 첫 번째 강아지는 어디 있냐고 물어봤지만 침묵이 흐를 뿐이었다.
나는 어색해지는 게 싫어서 대화주제를 돌리려고 했지만 뽀삐의 주인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자신이 원래 기르던 강아지는 아주 어렸을 적에 죽었다고 말이죠. 자신이 어렸을 적에 강아지를 무작정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강아지를 키우고 잘 돌보지 못해서 병에 걸린 강아지가 빨리 죽었다는 내용이었죠.
그래서 이번 두 번째 강아지 뽀삐는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아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입양한 거라고 말씀을 해주시는 거예요. 듣고는 아까 저한테 했던 말들이 이해가 가는군요라고 답했던 내가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나랑 뽀삐의 견주는 한동안 말없이 맥주를 마시고 나서 공원 한 바퀴를 걷던 중 은은한 미소를 짓는 견주분의 얼굴이 기억이 난다.
뭔지 몰라도 뭔가 털어놓은 듯한 견주의 표정이 무척이나 편안해 보였다. 그렇게 새벽 공기가 살랑거리던 봄날의 산책을 마무리하게 된다. 지금도 자주 새벽에 산책을 나가면 종종 같이 맥주를 마시면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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